본문 바로가기
최근예배자료/저서 & 글모음

나치 독일 교회에서 배우는 한국교회의 교훈

by 우목수 2025. 4. 4.

– 권력과 신앙의 경계를 묻다

1. 역사 속 그림자: 독일교회와 나치 정권

1930년대 독일, 아돌프 히틀러가 권좌에 오르자 많은 교회들이 그를 지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독일 그리스도인 운동(German Christian Movement)"을 통해 나치 이념과 기독교 신앙을 결합하려 시도했습니다. 교회는 히틀러를 '하나님의 도구'로 해석했고, 민족주의와 반유대주의에 물들어 구약 성경을 부정하고, 예수의 유대적 배경을 제거하려 했습니다.

그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독일교회는 정치 권력과 결탁함으로써 신학의 본질을 훼손했고, 침묵으로 유대인 학살과 전쟁 범죄에 암묵적으로 가담하게 되었습니다. 전쟁 후, 독일교회는 사회로부터 도덕적 권위를 잃었고, 급격한 교세 감소와 청년 세대의 이탈을 겪었습니다.

📌 "하나님보다 지도자를 높였던 교회는 결국 하나님과 사람 모두에게 버림받았다."

2. 한국교회, 거울 앞에 서다

이 역사적 반추는 오늘날 한국교회를 향한 날카로운 거울이 됩니다. 우리는 정치적 격동기마다 일부 교회가 특정 정당이나 정치 지도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거나, 선거 개입 논란에 휘말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특히 2016~2017년 탄핵 정국 당시, 일부 교회는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하거나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기름부음 받은 자’로 표현하는 등 극단적 신앙-정치 혼합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런 모습은 교회의 사회적 신뢰를 심각하게 손상시켰고, 청년층과 시민들 사이에서 교회에 대한 환멸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탈하는 교인들, 무기력한 신학 교육, 권위주의적 리더십, 윤리적 추락이 현재 한국교회의 민낯입니다.

📌 "이념과 복음을 혼동한 교회는 결국 그 복음의 능력도 잃는다."

3. 독일교회의 회복 노력: 고백과 갱신

전후 독일교회는 자기 성찰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고백교회(Confessing Church) 운동은 진실을 말하고, 침묵을 회개하는 길을 걸었습니다. 많은 교회들이 자신들의 침묵과 협력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죄했고, 신학자들은 다시 성경의 본질과 윤리적 책임을 되새기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인물은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로, 그는 “값싼 은혜”를 비판하며 참된 제자도를 외쳤습니다.

또한 독일교회는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고, 공공의 선을 위한 신앙의 사회적 책임을 새롭게 정립했습니다.

4. 한국교회의 회복을 위한 제안

한국교회 역시 다시 일어서야 할 시점입니다. 그 출발점은 정치 권력이나 이념에 기대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신앙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빠르게 자기를 부인하고 회복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1. 자기 고백 – 정치적 이념과 결탁했던 과거를 돌아보고, 신앙의 이름으로 상처 준 이들에게 사죄해야 합니다.

2. 신학의 갱신 – 민족주의, 번영신학, 음모론 등으로 오염된 설교와 가르침을 중단하고, 복음과 공적 책임을 회복해야 합니다.

3.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 – 사회 정의, 인권, 기후위기, 난민 등 현실의 문제에 대해 교회가 정의롭고 예언자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합니다.

4. 청년과의 대화 – 권위주의적 교회 구조를 넘어서, 새로운 세대와 진정성 있게 소통하고 동행하는 공동체로 거듭나야 합니다.


마치며

독일교회는 무너졌지만,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시작했습니다. 한국교회 역시 지금은 위기의 시간일 수 있지만, 진실한 회개와 회복의 길을 걸을 수 있다면 새로운 교회, 새로운 공동체로 일어설 수 있습니다.

💬 "진리를 외면한 교회는 잠시 권력을 얻을 수 있지만, 결국 진리 없이는 그 권력도 무의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