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신앙의 시험대에 선 자들
빛의 자녀들에게 요구되는 삶은 단순히 악을 피하는 소극적인 태도를 넘어, 적극적으로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방법을 찾아 증명하는 능동적인 믿음입니다. 역사적으로 교회가 이 선택의 기로에 섰던 사례는 명확합니다. 1930년대 독일이 히틀러와 나치당의 강력한 민족주의와 반유대주의 정책 아래 놓였을 때, 교회는 거대한 압력에 직면했습니다. 당시 독일 교회의 대부분은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알면서도 침묵했으며, 일부는 현실적인 계산으로 안전을 도모하거나, 심지어 히틀러를 하나님의 도구로 미화하며 반유대주의 정책에 신학적 정당성을 부여했습니다. 성경에서 구약과 유대적 요소를 삭제하려는 시도까지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본회퍼와 칼 바르트 같은 소수의 신학자와 목회자들(고백교회)은 "나치의 정책은 그리스도의 복음과 양립할 수 없다"고 선언하며 다른 어려운 길을 선택했습니다. 1934년 바르멘 선언을 통해 "교회의 주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임을 선언하는 이 당연한 명제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당시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그 결과, 본회퍼는 교수형을 당했고, 칼 바르트는 추방되었습니다. 그들은 교회의 불의에 대한 침묵이 어둠에 동조하는 행위임을 강력히 주장했습니다.
빛과 어둠: 불순종의 아들들과의 단절
성경은 오늘날 성도들에게 음행과 더러운 것들과 욕심은 그 이름도 부르지 말라고 명령합니다. 이는 행동을 금하는 것 이상으로, 입에 올리거나 상상조차 하지 않으며, 죄에 조금의 틈도 주지 말라는 강력한 요구입니다. 이러한 죄와 함께하는 삶은 성도와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음란하고 더럽고 욕심이 가득한 모습은 우상숭배라고 분명히 선언합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이들에게는 그리스도와 하나님 나라의 기업이 없습니다.
열심히 교회에 출석하고 봉사하면서도 음행과 더러운 욕심과 단절하지 못하는 이들은 그저 불순종의 아들들일 뿐입니다. 이 우상숭배자들은 항상 건강한 성도와 교회 공동체에 위협으로 다가오며, 우리를 속이려 합니다. 과거에는 우리도 죄와 사망에 속해 어둠이었으나,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구원받아 빛에 속한 자녀가 되었으므로, 불순종의 아들들과는 확실히 달라야 합니다. 어둠에 속한 우상 숭배자들의 열매가 음행과 더러운 것들과 탐욕이라면, 빛에 속한 자녀들의 열매는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이어야 합니다. 이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원받고 하나님 나라에 분깃을 소유한 성도의 성품을 의미합니다.
주를 기쁘시게 하는 시험 (도키마조)
성품이 착하고 의롭고 진실해지기 위한 방법은 "주를 기쁘시게 할 것이 무엇인가 시험하여 보라"는 명령에 있습니다. 여기서 '시험하라'로 번역된 헬라어 도키마조 (δοκιμάζω)는 ‘검사해서 입증하다’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이는 단순히 시도(trying)하는 것을 넘어 증명(proving)하고 찾아내는(find out) 적극적인 행위입니다.
빛에 속한 하나님의 자녀에게 요구되는 것은 '어떻게 주를 기쁘시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찾아내고, 시도하고, 증명하는 노력입니다. 마치 사랑에 빠진 연인이 상대방을 기쁘게 하기 위해 그가 좋아하는 음식, 음악, 취미, 가족 관계 등 모든 것을 처절할 만큼 진심으로 연구하고 시도하여 증명하려는 것처럼, 우리도 그리스도를 알아내고 나를 구원하신 주님을 기쁘시게 할 방법을 항상 고민하고 찾아내야 합니다. 이처럼 주를 기쁘시게 하는 것을 고민하고 증명하려는 노력은 그에 합당한 열매를 맺게 합니다.
열매 없는 어둠의 일을 책망하라
주님을 기쁘시게 하기 위한 고민의 구체적인 힌트는 실천적인 단절과 책망으로 나타납니다. 빛에 속한 자녀는 열매 없는, 즉 착하지도 의롭지도 진실하지도 않은 어둠의 일에 참여하지 말아야 합니다. 더 나아가, 단순히 참여하지 않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도리어 책망해야 합니다. 이는 거짓말하지 않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은혜를 끼쳐야 하며, 도둑질하지 않는 것에 안주하지 않고 구제의 수고를 감당해야 한다는 말씀과 일맥상통합니다.
불순종의 아들들은 모든 것이 부끄러운 것이기에 숨어서 은밀하게 행하지만, 숨겨진 어두운 곳의 부끄러운 모든 것은 빛으로 말미암아 드러나며, 하나님 앞에서 숨길 수 없습니다. 불순종의 아들들은 온갖 음행과 악행과 탐욕을 행하며 결국 그리스도와 하나님 나라에 기업이 없지만, 빛에 속한 자녀들은 항상 착하고 의롭고 진실하며 주를 기쁘시게 할 방법을 증명하고자 합니다. 불순종의 아들들의 악은 반드시 하나님의 빛에 의해 모두 드러날 것입니다.
결론: 잠자는 자여 깨어나라
그러므로(διὸ), 잠자는 자는 깨어서 죽은 자들 가운데서 일어나야 하며, 그리스도께서 비추이시리라 하셨습니다. 빛에 속해 있는 우리는 빛 가운데 활동해야 하지만, 혹시 어둠에 속한 듯 잠자고 있거나 비몽사몽의 상태에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합니다. 그리스도를 처음 알고 사랑할 때의 절실함이나 설렘을 잃어버리고, 혹시라도 어둠에 속한 불순종의 아들들의 유혹을 따라 행하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물어야 합니다.
우리의 믿음을 증명하고 시도하는 첫 번째 시험(도키마조)은, 열매 없는 어둠에 유혹되어 흘러가지 않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오히려 어둠을 향해 책망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둠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요 8:12). 예배 출석이나 헌금, 봉사만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이보다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은 악을 떠나는 것이며, 악의 모양도 버리고 입에도 올리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빛에 비추었을 때, 우리의 어두운 악의 모습이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성품과 행동이 그 빛에 의해 빛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에베소서 5장 2-1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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