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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 속에서도 기쁨을 잃지 않는 비결: ‘그리스도의 날까지 이루시는 하나님’

by 우목수 2025. 11. 22.

빌립보서 1장 1~11절

 

우리 삶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질병 때문에 고통받고,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하며, 망가진 관계 때문에 아파하는 가정이 참 많습니다. 사실 이 세 가지 어려움을 제외하고 나면 남는 가정이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참 사는 게 힘들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의미 있고 행복하게 이 땅을 살아낼 수 있을까요? 맛있는 것을 먹거나 휴가를 즐기는 기쁨은 잠시뿐, 곧바로 밀린 현실이 우리를 다그치곤 합니다.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사도 바울과 빌립보 교회 성도들의 특별한 인연 속에서 찾아보고자 합니다.
 

계획되지 않은 여정, 빌립보

바울이 두 번째 전도 여행을 시작했을 때, 그는 복음 전파에 대한 바나바와의 심한 다툼 끝에 혼자서 출발해야 했습니다. 그의 원래 계획은 첫 전도 여행 때 개척했던 교회들을 다시 방문하여 견고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비록 마음이 무거운 시작이었지만, 바울은 더베와 루스드라에서 모범적인 청년 디모데를 만나 동행하게 되었고, 방문하는 교회들마다 믿음이 굳건해지고 수가 날마다 늘어나는 부흥을 경험했습니다.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그는 소아시아 지역에서 사역을 이어가고자 계획했으나,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이합니다. 바로 하나님의 뜻이었습니다.
성령이 아시아에서 말씀을 전하지 못하게 하셨고, 예수의 영은 그들이 무시아를 지나 비두니아로 가려는 계획을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결국 바울은 밤에 마게도냐 사람의 환상을 보게 되고, 이를 하나님께서 마게도냐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도록 부르시는 것이라 믿고 건너가게 됩니다.
마게도냐에 처음으로 도달한 도시가 바로 빌립보입니다.
 

매 맞고 쫓겨난 곳, 빌립보

빌립보에서의 사역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자주 장사 루디아가 복음을 받아들이고 그녀의 집에 머물렀지만, 기도하러 가는 길에 만난 귀신 들린 여종에게서 바울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귀신이 나가자 여종 주인의 수입이 사라졌고, 주인들은 바울 일행이 로마 시민이 받을 수 없는 풍속을 전한다며 고발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바울과 실라는 잡혀서 매를 많이 맞고 감옥에 투옥되었습니다. 그러나 감옥에서 찬송하고 기도할 때 지진이 일어나 옥문이 열렸고, 간수와 그의 온 가족이 복음을 받아들이고 세례를 받는 놀라운 구원의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간수의 가정이 마게도냐의 첫 열매가 된 것입니다.
이후 바울 일행은 로마 시민권자임이 밝혀져 관리들의 두려움 속에 쫓겨나듯 빌립보를 떠나야 했습니다. 사도행전 기록에 따르면 바울이 빌립보에서 머문 기간은 비교적 짧았습니다.
정리하자면, 빌립보 교회는 바울의 계획과 달리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억지로 갔던 곳이며, 복음을 전한 결과는 매 맞고, 감옥에 갇혔다가, 쫓겨났던 기억뿐인 곳입니다. 함께한 기간이 길지 않아 정이나 추억이 깊을 리도 없습니다.
 

감옥에서 넘치는 감사와 기쁨의 이유

그런데 이제 늙고 로마의 감옥에 갇혀 있는 바울은 빌립보 교회를 생각할 때마다 감사가 넘치며 기쁨으로 기도하게 됩니다. 묘한 일입니다. 빌립보에 대한 특별한 기억은 고통과 고난뿐인데도 말입니다.
바울의 감사와 기쁨 속에서 우리는 성도가 이 땅을 살아가며 기뻐하고 감사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 하나님이 시작하신 착한 일의 완성 (빌 1:6)
바울이 기뻐할 수 있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빌립보서 1장 6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
바울은 하나님께서 시작하신 일을 ‘착한 일’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빌립보 교인들의 삶 속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구원 및 중생의 활동”**을 가리킵니다.
바울은 감옥에 갇힌 상황에서도, 하나님께서 빌립보 성도의 삶에 구원과 중생의 활동을 시작하셨으며, 이 선한 일을 하나님께서 변하거나 포기하지 않으시고 그리스도 예수의 날에 반드시 완성하실 것을 확신했습니다. 이 확신이 바로 기쁨의 근원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삶에 착한 일(구원받은 성도의 삶의 모든 활동)을 시작하셨고, 그 일은 반드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이유: 복음 사역에 함께 참여함 (빌 1:7)
기쁨의 두 번째 이유는 빌립보 성도들이 ‘은혜에 참여한 자’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감옥에 갇힌 바울은 죄수의 몸으로 자신의 입장을 변호해야 했지만, 이 변호의 과정은 자연스럽게 복음에 대해서도 변호하고 복음을 확정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여기서 ‘확정’을 뜻하는 헬라어 ‘베바이오스(βεβάιωσις)’는 법정 용어로, ‘확고하게 입증하다’ 또는 ‘확인하다’라는 의미입니다.
바울은 자신의 변명(변호)이 복음을 선포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고 보았으며, 이 모든 훌륭한 복음 전파 활동에 빌립보 교회 성도들이 함께 동참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뻐할 수 있었습니다. 빌립보 성도들은 바울이 복음을 전한 첫날부터 지금까지 복음을 위한 일에 참여했습니다. 복음을 함께 나누고, 함께 전하고, 함께 확증하는 것이 바로 성도가 기뻐할 수 있는 조건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감옥’에서 복음을 확증하는 삶

잠시 우리의 현실을 돌아봅시다. 혹시 여러분은 병들어 갇힌 감옥, 가난해서 갇힌 감옥, 분주함에 갇힌 감옥, 관계의 늪에 빠져서 갇힌 감옥에 있지는 않습니까? 솔직히 우리들의 이 땅에서의 삶은 누구에게도 만만하지 않고, 아프고 힘들고 고통스러울 뿐이라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 땅에 존재하는 것은 하나님의 크신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며,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구원하시고 하나님 나라를 품고 살게 하셨습니다.
바울이 감옥이라는 현실 속에서 자신의 변호와 함께 필연적으로 복음을 이야기하고 확증했듯이, 우리 역시 치열하고 힘들게 살아내는 하루하루의 현실 속에서, 나를 변명하며 자연스럽게 복음을 변명하는 기회를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변명하는 복음이 확고하게 입증되고 확증되기를 기도해야 합니다.
또한, 복음을 접한 첫날부터 갇혀 있는 때까지 바울의 사역에 동역했던 빌립보 교회처럼, 나의 동역자, 나와 함께 예배하는 성도들을 위해 열심히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가 어떤 고난의 감옥에 갇혀 있든지, 기쁨과 감사의 원천은 분명합니다. 이 일을 시작하신 하나님이 결국 이루실 것을 확신하며, 복음 전파와 확증의 일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통해 시작하신 선한 일을 마지막 날까지 반드시 이루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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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에서 하나님이 시작하신 선한 일이 완성될 것을 확신하는 기쁨은 마치 긴 여정 끝에 마주한 거대한 등대와 같습니다. 주변이 아무리 어둡고 폭풍우가 몰아쳐도, 등대는 흔들림 없이 우리가 최종 목적지에 도달할 것임을 확신시켜 줍니다.